[기획 포스트] 미국의 경제 불황 역사: 1940년대

2020. 9. 7. 18:29투자 생각

세계 제2차대전 종전 후 미국, 이미지 출처: Reddit

 

1940년대 초, 전세계는 전쟁을 겪었고 일본의 최후 항복 선언을 끝으로 미국은 승전국이 되었습니다. 이후 미국은 30여년에 걸쳐 산업과 경제 기반에 큰 호황을 누립니다. 그럼에도 경제 주기(Cycle)에 따른 경기 침체는 존재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1940년대 기간의 미국 경기 침체 원인과 과정, 그리고 어떻게 그러한 경기 침체를 극복해나갔는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1940년대의 GDP / 실업률 / 물가

 

종전 후 경제 위기 After WWII Recession: 1945.2.~1945.10. (8개월)

 

전쟁 기간 동안 미국 정부는 전쟁 물자 충족을 위해 군수 산업 등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합니다. 군수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에너지 산업 등 기반 산업들이 활력을 찾았고 대공황의 아픔을 모두 회복하기에 이르렀죠.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직후에는 군수 물자 등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며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연쇄적으로 다른 산업들도 후퇴를 겪으며 경기 전반에 위기가 발생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쟁을 마친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실업률이 증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당시 GDP는 직전 년도 대비 -11%까지 급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승전국이었고 패전국에 대한 막대한 전쟁 보상금을 지급 받기로 합의되어 있었습니다. 경제는 위기였지만 사회문화 전반적으로 전쟁 승리에 대한 희망적 낙관론이 만연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전쟁 기간 동안 억제되어 있던 소비 욕구가 전쟁 직후 발현되며 기반 산업을 끌어올릴 탄탄한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 기간의 경제 위기는 빠르게 회복되었고 비교적 약한(Mild) 경제 위기로 기록되었습니다.

 

! 시사점
GDP -11%는 꽤 심각한 수준의 경제 위기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근간은 "긍정적인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실질적 지표들을 뛰어넘어 생산성을 끌어올린 것이죠. 투자자의 마음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답을 찾아왔고 찾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마음, 비록 조정과 하락이 있겠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성장할 것이라는 마음 밭이 갖추어져야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2> 1940년대 기준 금리/생산지수/주가

 

포스트 전쟁의 경제 위기 Post WWII Recession: 1948.11.~1949.10. (10개월)

이 시기에는 느린 소비가 만연하였습니다. 세계 제2차 대전 동안 미국 내에는 식량 및 물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한이 있었습니다. 전쟁 중이니 과하거나 불필요한 소비를 정책적으로 제한했던 것이죠. 종전 직후부터 약 3년간, 승전국이 된 미국은 그간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폭발합니다. 그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고 생산 증가량이 가파르게 성장했죠. 1945년부터 가정에서는 냉장고 2천만대, 자동차 2천만대, 스토브 오븐 550만대가 판매되었습니다.[1] 이러한 소비 붐(Boom)이 잠잠해지자 산업 생산품의 재고량이 늘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GDP가 약 2%감소한 경기 침체를 맞습니다.

 

 

이 경기 침체 또한 매우 약한(Mild) 경기 침체로 기록됩니다. 소비가 줄어듦에 따라 자연스레 물가는 안정되었고 가파른 금리 인상이나 별도 금융 정책 없이 경제는 안정을 되찾게 됩니다. 

 

! 시사점
자연스러운 경제 주기(Cycle)에서 발생하는 경기 후퇴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큰 위기를 느끼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요와 공급 주기, 채무 주기 등 경제는 늘 산과 골을 넘나드니까요. "자연스러운 경제 주기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생산성을 포함한 거시 경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종합적 지표를 판단했을 때 정상적인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물가나 고용지표가 안정적이라면 주가의 하락에 크게 요동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Dreamstime.com

뉴욕 월가에는 베어 마켓(Bear Market)이라는 투자 용어가 있습니다. 증시가 하락할 때 그리는 차트의 모양이 마치 곰의 발같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락장을 베어 마켓이라고 부르죠. 그림 2를 보시면 1946년 하반기 이러한 베어 마켓이 발생합니다. S&P 지수가 직전 18포인트에서 15포인트까지 -16% 하락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시기 발생한 하락장 직전의 고점은 4년이 지나서야 회복되었습니다.

 

 

이 당시 생산량은 정상 궤도였고 소비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는데 주가가 빠진 것은 물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주식, 채권 등의 유가 증권보다 실물에 대한 소유 욕구가 늘어나며 자산을 현금화하는 경향이 있죠. 또한 전쟁 중이던 1942년부터 주가는 쉼없이 상승 랠리(Rally)를 이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승전국이라는 낙관과 기대치가 반영되어 버블을 형성한 것이죠. 이 같은 전후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1946년 말의 하락장은 조정장이라고 판단합니다. 

 


[1] How the US Got Out of 12 Economic Recessions Since World War II, URL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