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3. 00:47ㆍ투자 생각/개념 이해하기
패리티Parity란 사전적 의미로 동등함을 의미합니다. 화폐나 어떠한 가치의 동등성을 나타낼 때 주로 쓰입니다. 리스크 패리티는 위험의 동등성, 즉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각 자산 군들이 동일한 비율의 리스크를 가져가는 의미를 뜻합니다. 포트폴리오 투자는 자산 총량의 안정을 지향하는 투자인데, 포트폴리오 안에 포함된 단일 자산의 위험성이 전체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해야겠죠. 자연스럽게도, 리스크 패리티 전략에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채권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종종 리스크 패리티 전략에 부정적인 견해의 공격 대상이 되곤 합니다.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부정적 견해 중 대표적인 내용이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의견입니다. 이에 대해, 본문은 Risk Parity 전략으로 펀드를 운영하는 Hedgewise사에서 투자 커뮤니티, Seeking Alpha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반박하는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본문에 앞서 아래 내용에 대한 간략한 요약을 먼저 정리하였습니다.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 전략은 어떠한 경제적 상황과 예측에 대해서도 염려 없이 견뎌내는 투자 방법입니다.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취약점은 금리 인상이며, 이는 많은 투자자들의 가장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금리가 인상되던 시기에 이 전략을 테스트함으로써,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여전히 이 전략이 강건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을 훨씬 뛰어 넘는 훌륭한 투자 전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의 가격 움직임은 늘상 비슷한 우려를 불러 일으킵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어떻게 대응하는가?"
"채권의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에서 수익 실현이 가능한 선택지인가?
금리가 인상되면 기존의 낮은 금리에서 산 채권은 더 높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에 비해 가치가 낮아집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렇게 채권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전체 수익률이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죠. 이는 충분히 합리적인 우려입니다.
그래서 Hedgewise사(이하 HW사)에서는 자사의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강건성을 증명하기 위한 백 테스트(과거 데이터로 포트폴리오를 검증하는 행위)를 진행합니다. 포스트 2차 세계 대전의 경제 시기:1950~60년대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1970년대를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이 당시에는 HW사가 취급하던 종목들이 없던 터라 별도 모델링을 통해 비슷한 자산군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1950~60년대의 리스크 패리티 전략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승전국인 미국은 근 20년간 매우 안정적인 경제 호황을 누렸습니다. GDP의 큰 성장과 상대적으로 통제된 인플레이션, 그리고 경제 후퇴(Recession)도 보이지 않았죠. 이 기간 동안 S&P 500 지수는 연간 10%의 성장을 꾸준히 이루었습니다. 반면에 채권은 연간 2% 정도 수익에 그쳤죠.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이 당시는 주식에 대한 선호가 더 컸으며 꾸준한 경제 성장이 있었기에 물가 상승을 배제한 실질 금리는 비교적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에 포트폴리오의 60%를 차지하는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성과는 어떠했을까요?
예상한대로, 채권 비율이 높은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전체 주식 수익률을 따라가기에는 벅차 보입니다. 레버리지를 이용한 포트폴리오는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40/60 포트폴리오는 연간 수익률 5.5%의 합리적인 수익을 누렸습니다. 게다가 다른 포트폴리오에 비해 월등히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만약 여러분의 목적이 자산을 지키면서 적절한 수익을 누리는 것이라면 이 포트폴리오는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20년을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개별 짧은 시간 단위로 위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안정성의 강점을 더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58년, 1962년, 1966년과 1968년에는 각각 -31%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은 반면 40/60 전략은 비교적 훌륭히 자산을 지켜냈습니다.
1970년대의 리스크 패리티 전략
1970년부터 83년까지 미국 연준위는 연방 기준 금리를 4%에서 거의 20%까지 끌어 올립니다. 당시 미국은 최악의 조합인 경제 침체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겪었죠. 우리는 이를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환경은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오점을 지적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으로 보입니다. 채권 비율이 높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전혀 반대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거의 모든 기간 동안 주식의 수익률 보다 월등이 좋은 성적을 보여줍니다.
시험 결과를 공유하기에 앞서, 백 테스트에 포함된 몇 가지 주요한 가정들을 설정하였습니다.
1. 70년대에 현재와 같은 시장 데이터가 부족하기에 HW사의 리스크 관리 투자 기법을 수정하여 사용하였습니다.
2. 해당 기간의 자산 구성은 7~10년물 중장기 미국 국채, S&P500 주식, 금으로 하였습니다.
(원자재 관련 자산은 해당 기간의 데이터가 없기에 배제하였습니다. 당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로, 물가 연동채권 등 원자재 관련 상품이 포함되었다면 더 월등한 성능의 시험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3.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수익률과 변동성을 증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레버리지를 이용한 고 위험High Risk 포트폴리오와 레버리지가 없는 저 위험Low Risk 포트폴리오, 두 가지 모두를 시험하였습니다.
4. 배당금이나 채권 수익은 모두 재투자를 가정하였고, 별도 세금이나 수수료는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채권이 최악의 성능을 보이던 1970년대이지만,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두 버전(고 위험/저 위험) 모두 S&P 대비 월등한 성적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가능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1. 장기 채권의 이자 수익률
이 기간 동안에도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금리는 6%였습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가 오름에 따라 하락하더라도 기존 금리가 그렇게 치명적으로 낮지 않았으므로 이자 수익이 채권 가격의 하락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는 분석입니다.
2.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의 선방
원자재와 금 같은 자산 군은 인플레이션에 매우 훌륭하게 가치 상승을 하였기에 전체 수익률을 상승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1980년대 초반 고 위험 포트폴리오의 성능입니다. 줄곧 모든 포트폴리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레버리지 리스크 패리티 전략이 치명적인 하락세를 보입니다. 이는 해당 시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장기 만기 채권을 기준으로 테스트한 결과이기에 이 당시 단기 채권보다 가치가 없는 장기 채권이 전체 수익률을 악화시켰던 것이죠.
이 모든 것을 감안하여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훌륭한 투자 전략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취약점이라고 지적되는 금리 인상에도 자산을 지켜내며 훌륭한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죠.
여기서 감안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리스크 패리티 전략이 훌륭한 전략이며 금리의 인상에도 안정세를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위의 백 테스트 기간의 금리 인상은 비교적 점진적으로 천천히 상승하는 국면이었습니다. 여전히 금리가 급진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전체 수익률이 악화되는 취약점은 배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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