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7. 10:52ㆍ개인 공간/투자 일지
제가 생각하는 투자는 결코 혼자가는 길이 아닙니다.
비단 투자 뿐만이 아니라 늘 길을 물을 수 있는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투자 분야에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가입한 커뮤니티 중 신뢰도가 가장 높은 한 곳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나름대로 고민을 담은 제 포트폴리오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보다 튼튼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했습니다.
이 때 투자의 목적, 포트폴리오 구성과 그 근거, 그리고 백테스트 결과까지 함께 포스팅했습니다.
위와 같은 피드백 요청에서 흥미로운 반응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 몇 가지를 뽑아서 정리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1. "젊은데, 공격적으로 투자해보지 그래?", 훈수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당시에는 포트폴리오 상 주식의 비중이 49%였고 채권이 30%였습니다.
이 때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정적 반응은 포트폴리오 자체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라기보다,
본인들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저의 방어적인 투자 철학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젊으니 고생해서라도 위험을 감수해야한다"는 생각이 전체 댓글의 70%를 넘었습니다.
사실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요청한 것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이지, 투자 철학에 대한 비판은 아니었으니까요.
젊음은 노동과 창의적 생산에 쓰여야 하지, 위험을 감수할 때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험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과 온갖 신경 쏠려서 버려지는 시간은 젊음의 허비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다만, 초저금리와 유동성 효과로 인한 채권의 낮은 수익률과
향후에도 (비록 버블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주식을 고려했을 때,
주식과 채권의 비중의 조절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주식: 49% → 55% / 채권: 30% → 24%로 조절하였습니다.
2. "배당을 활용해보는 것이 어떠실런지?", 건설적 피드백형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은 내용입니다.
제 포트폴리오의 주식 부분은 아래 4가지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 전체 주식 시장, VTI] [기술 성장 지수, QQQ] [의료 기기 산업, IHI] [글로벌 반도체 산업, SMH]
여기에 배당을 핵심으로 하는 종목은 없습니다.
결국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노동의 대가"로써 현금흐름이 아닌 "자본 그 자체"로써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은 것이 우리네 목적이기에
배당 관련 상품이 늘 뜨거운 감자 역할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투자의 목적이 3년 내의 결혼 자금을 위한 목돈 마련이므로 이번 투자 세션에서는 배당 종목을 배제하였습니다.
3. "당신 마음 내가 알지", 글쓴이 대신 댓글 비판형
꾸준한 연간 6~10% 수익률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돈이 됩니다.
단기간에 큰 수익률로 현금화를 했다고 하여도 그 돈은 모래 위에 지은 집 같아서 금새 바스라지곤 하죠.
시간은 수익에서 배제할 수 없는 핵심 요소입니다.
따라서 "꾸준한" 이라는 전제 없는 단순 수익률 추구는 투자 세계에서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포트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은 아니지만
제 투자 철학에 대해 훈수를 두는 다른 댓글에 대해, 역으로 훈수를 두는 댓글이라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론입니다.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받으면서 명확해진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시장은 시간의 힘보다 수익률을 더 선호한다.
2. 투자 철학과 원칙이 명확치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3. 대중의 목소리는 대체로 무의미하다.
오만방자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본인의 철학을 세우고 지키기 위해서는 다소 엄격한 자기 확신과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가들의 철학과 성공 스토리를 통해 방향을 잡고 끊임없이 갈등하면서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투자의 묘미 아닐까요?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투자자, 워렌 버핏의 명언으로 포스팅을 마치고자 합니다.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데서 나온다"
"Risk comes from not knowing what you are d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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