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일기] 투자 원칙 세우기

2020. 10. 5. 11:08개인 공간/투자 일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후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5월부터였습니다.

흔히 "주린이"라고 하는 수준에 머물렀기에 먼저 정보 수집과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시작은 인터넷 커뮤니티 및 SNS였습니다.

 

 

가장 많은 도움을 얻은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 김단테 님의 블로그와 유튜브
  • 신사임당 님의 유튜브
  • 가치투자연구소 네이버 카페

 

그 외에도 책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꾸준히 축적했습니다.

역시 온라인 정보보다 한장, 한장 넘기는 책에서 오는 지식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 기간 내에 수집된 정보들을 종합하였습니다.

그리고 종합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공통된 내용을 뽑아, 저만의 투자 원칙을 세웠습니다.

 

 


 

저는 월급이라는 일정한 현금 흐름이 있는 직장인입니다. 은행에 목돈을 예금으로 두고 이자를 받는다고 했을 때, 제 월급의 가치는 어림잡아 40억원 목돈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40억원이라는 큰 돈을 버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성실히 하면서 월급을 십분 활용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돈을 벌고 투자를 하는 궁극적 목적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삶을 나누기 위함입니다. 역사적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은 늘 불행한 말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의 우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가치를 세웠습니다.

 


 

60%라는 수치는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자산의 60%가 증발해버린다고 해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본 자금은 총 자산의 40%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마진을 40%로 확보하고 그 외 자산은 모두 나보다 더 나은 기업인들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제 인생을 하나의 사업으로 보고 그 인생을 운영하는 제 자신을 기업가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훌륭한 기업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을 통해 "나보다 더 나은" 기업가에게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습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결코 부끄럽거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결혼을 하기 위한 배우자와 연애를 한다고 할 때 제가 생각하는 최소 연애 기간은 1년입니다.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상대방에 대해 조금이나마 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보다 더 나은 기업가에게 투자를 했을 때 나와 마찬가지로 그쪽에서 실수를 할 수도, 타이밍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와 어울리는 기업/종목인지 알 수 있는 최소 기간을 1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워런 버핏은 리스크를 모르고 하는 투자는 내 돈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기업의 창창한 앞날과 나의 돈을 불려줄거라는 생각은 언제나 행복한 상상이죠. 그러나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제는 지난 100여년간 연 평균 9.7% 씩 성장했습니다. 이를 보수적으로 해석한 최소 기대 수익은 연 7%입니다. 7%를 넘는 수익은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만 꾸준하게 20%를 초과하는 수익을 내는 기업/종목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꾸준하게"는 최소 3년 이상을 의미합니다. 또한 과거에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하여도 미래에 그 수익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높은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한다면 리스크에 대한 이해나 스스로 세운 원칙들이 쉽사리 무너지게 됩니다.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지 말자"는 의미로 20% 기대 수익 상한선을 그었습니다.

 


 

정신 건강을 위한 원칙입니다. 사실,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파도를 원칙으로 정해두는 것이 어불성설 같기도 합니다만 약간의 바람을 함께 담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백테스트 결과 상으로 낙폭이 20%가 넘어가면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만 단일 기업/종목의 낙폭이 크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낙폭이 크지 않다면 감안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투자의 대전제는 "우상향"입니다. 따라서 시간은 반드시 우리의 자산을 증식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시간의 힘을 믿는다면 손절하지 않아야 합니다. 성장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지, 잃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도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을 "손해 보지 말 것"이라고 했으며 두 번째 원칙을 "첫 번째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손절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제 일곱 번째 투자 원칙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함에 있어서 잦은 계좌 확인은 심리적 마음 다스리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승호 회장은 <돈의 속성>에서 돈을 인격체로 대한다고 했습니다. 그 혜안을 빌린다면, 나의 돈이 주식 시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제가 빈번하게 감시(?)를 한다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사무실에서 누군가 제가 일하는 PC를 쳐다보면 불쾌하듯이 말이죠. 돈이 알아서 일하게 놔두고 나는 내 일을 하면 됩니다.

 


 

비트코인 투자로 두 달치 월급을 날렸습니다. 그 경험의 기저에는 어떠한 투자 원칙이나 철학도 없었고 그저 욕심 덩어리만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파생상품이나 가상화폐도 가치있는 투자 대상이겠지만 아직 그 정도 내공이 쌓이지 않은 저에게 그 둘은 치명적인 존재입니다. 그 치명적인 존재에 투자를 하게 되면 두번째 원칙을 제외한 상기 원칙을 모조리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워낙 심지가 굳지 못하고 팔랑 귀를 가진 저는 원칙이 없다면 쉽게 포기하고 쉽게 갈아타고 쉽게 실패할 것입니다. 그러나 원칙이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설사 원칙을 지키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 그 자체가 저의 자산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