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관하여
아버지는, 22년간 몸담고 있던 기업에서 2008년 금융 위기와 함께 퇴직하셨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아침에 학교 갈 때 아버지가 집에 있는 모습이 상당히 어색했던 기억이 난다. 그 외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안방에 놓아둔 컴퓨터 앞에 앉아 늘 모니터를 보고 계시던 모습이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때의 집안 분위기는 썩 유쾌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지는 그때 주식을 하셨다. 아침 개장부터 저녁 폐장까지, 모아두신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셨고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는 줄곧 갈등하셨던 기억이 난다. 나이를 조금 먹고서야 퇴직한 가장의 부담감과 절박함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았지만, 어린 나와 동생들은 그저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갈등의 원흉(..
2020.07.09